3일의 휴가동안 이미 계획 된 대구행 차표가 있었고 월 / 화는 연차라는 환상적인 계획을 했었으나
결재완료된 나의 휴가는 바이바이 -
쉬었지만 쉰 것 같지 않은 이 기분 .
KTX를 타느니 버스로 30시간을 가겠다는 말도 안되는 억지를 부리는 내 덕분에 지인은 항상 강제로 버스를 탄다.
선택의 여지없이 엔젤리너스에서 레모네이드와 아메리카노 한 잔 들고 대구 행 버스를 타고 거의 4시간을 달리니
어찌나 배가 고픈지.. 쉬는 날에도 이렇게 식사 시간이 정확해서 무서웠다.
대구에서 일행을 만나서 첫 식사로 들르게 된 집
해물 돌솥밥 3명으로 통일하여 상차림을 받았는데, 반찬 하나하나 다 깔끔하게 맛있었다.
해물의 양도 푸짐하거니와 된장고추 조합도 상당히 좋아서 찬은 한 번 더 청했을 정도.
부추무침과 함께 먹으라고 하시며 내어주셨는데 짜지 않아서 듬뿍 밥에 올려 먹었다.
해물 돌솥밥 양이 아주 넉넉하게 나오는데 질 좋은 해물이라고는 말 못하겠지만 12,000의 가격 치고는 괜찮았다.
솥에 스크라치 날 때까지 벅벅 긁어 먹었으니 말 다했지.
대구를 빨리 다시 찾게 된 이유이기도 한 커피명가
이 곳은 커피명가에서도 특이한 형태를 한 곳이라 일반적인 프랜차이즈는 모습은 아니고
커피를 연구하며 수업도 하는 공간에 앉아 마실 수 있는 곳 도 마련이 되어 있다.
탁자도 아주 마음에 들고 , 커피 맛도 신선해서 마실 때 마다 참 좋다는 생각을 한다.
드립은 산미가 기본으로 깔려 있으니 호아호가 갈릴 수 있으나 , 더치라떼는 누구나 좋아할 맛이다. 초 강력 추천 -
(티라미수는 ......)
한 때 열심히 코스터를 모았을 때가 있는터라 한참을 들여다 봤다.
갈 때마다 살짝씩 다른 모양을 하고 있어서 보는 재미도 있는데, 실제로 비교해보니 양일간 모두 다른 코스터였다.
오랜만에 오기도 했고 정말 빨리 오고 싶었던 터라 이곳에서 상당히 오랜시간을 있었다. 거의 4시간을...
야외 테이블에 한참을 앉아있으니 8월에 모기 밥이 되는건 당연지사.
한참 모기에게 뜯기고 나서 나왔더니 엄청 가려웠다.
뒷 문으로 나오는 길에 발견한 커피 씨앗들인데 올망졸망 푸릇푸릇 귀엽게 자리잡고 있어서 사진을 찍지 않을 수 없었다.
색상표에는 없는 그런 싱그러운 녹색깔을 띄고 있어서 참 이래서 자연은 신기하구나 그런 생각도 했고 -
숙소로 향하는 길에 이마트에서 장도 보고, 이즈니 버터를 발라먹을 바게트도 베이커리에 들러서 샀다. (물론 치킨도 주문)
마지막으로 과일 가게 들러서 포도와 자두를 잔뜩사서 편안한 복장으로 새벽까지 먹고 얘기하다 잠들었다.
맛있는 곳으로 가서 식사를 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분기별로 보는 친구들과는 이렇게 조용한 공간에 모여서
맥주, 와인에 맛있는 음식들을 먹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 자체가 참 행복하다. 그냥 같이 있어도 좋으니까 그런 거겠지 ?
아, 그리고
예전엔 무조건 밤새도록 놀고 마지막으로 자는 것이 당연했는데 이제는 절대 그렇게까지는 안된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
나도 모르게 잠이 들어버려서 다음 날 친구들이 어찌나 비웃던지 (..) 아 .. 자존심 상한다 ;;;;;;
다음날 느즈막이 일어나서 아침식사하러 가는 도중 마주친 가게
다 튀겨버리겠다 !!!!
가게 이름 최고다. 사장님 센스 짝짝짝
들어가기전부터 딱히 맛집은 아니라는 생각은 했으나, 별 달리 찾는 집도 없었고
조용한 곳에 들어가서 우리끼리만 있고 싶어 갔다. ( 근데 역시 맛집 아님어서 당황 )
주문 받으시는 분이 '나 아르바이트' 향기를 폴폴 풍기고 있어서 아무런 기대를 하지 않고 영혼없이 주문 :
유자에이드, 바나나검정깨 쥬스와 파니니 3종류
먼저 음료가 서브되어서 쭉 들이켰다.
재료가 뭔지 적나라게 보여주는 쥬스잔
용기는 크지만 얼음도 들어가고해서 생각보다 많지 않아 3초만에 다 마셔 버렸다.
리필 해달라고 할 뻔했는데 아르바이트인지 직원인지 모를 여인이 자꾸 사라지는 바람에 다행히 꾹 참았다.
이름도 생각나지 않는 샌드위치 3종을 시키고 먹었는데 맛도 .. 냄새도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기억나는 한 가지는 오이피클이 아니라 오이 짱아찌였다는 것 정도- 오이에서 간장맛이 나다니 퓨전카페인가 싶었다.
그냥 우리끼리 조용하게 얘기할 수 있어서 좋았으니까 아름답게 마무리.
둘째 날에도 역시 이 곳으로 돌아왔다.
나는 오늘도 더치라떼
고소하고 진하고 정말 너무 맛있다.
우리가 가는 테이블은 항상 빈자리어서 야외에서 신나게 수다떨기 좋다. 분위기도 잔잔하니 들떠있지 않고 ....
다들 에어컨 바람으로 시원한 자리를 원하지만, 우리는 조금 더워도 야외 자리를 선호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아 참 좋다.
테라스에 앉아있으면 매미소리가 가끔 거슬리긴 하지만 살랑살랑 바람도 불고 예쁜 꽃들도 볼 수 있어서 눈도 즐겁다.
이날도 거즌 4시간 이상을 끈덕지게 있다가 (사장님이 소금 뿌릴까봐)
이마트 -과일집- 치킨주문 이라는 어제와 같은 코스를 밟고 숙소로 돌아왔다.
소박하게 고칼로리 저녁과 맥주 한잔 하고 , 여지없이 내가 1등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역시 1등으로 잠 든 것은 다음 날 들었다. 아 자존심 상해 22
셋째 날은 브런치가 먹고싶어 여기저기 찾다 앞산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그닥 맛집도 친절하지도 않아서 그다지 추천은 ..
그래도 커피는 신선하고 고소해서 라떼 한잔 아메리카노 한잔씩 했다.
하도 부스스 일어나서 카페인이 맛있었나 ?
내가 주문한 라떼와 요거트스무디, 아메리카노 (요건 지인들 것)
개인적으로 라떼가 제일 맛있었다. 이날 메뉴 중에
함박 스테이크와 오므라이스 / (아래) 크림파스타
우리는 오므라이스를 주문한 것이 아니라 카레로 했었는데 미스오더가 나서 그냥 먹었다.
가게가 요즘 유행하는 여느 곳과 다르지 않게 매우 소규모다.
인테리어 자체는 유럽풍으로 꾸미고 싶어 하신 것 같은데 메뉴는 상당히 일본 느낌에 가까워서 약간 아리송.
이때가 오전 12시 정도였는데 카레의 재료가 소진되었다며, 미스오더를 정정하지 못한다는 것이 좀 이해하기 힘들었다.
주인의 태도또한 별로 미안해 하지 않는 기색이라 썩 마음에 들지 않아서 더 아쉽고.
항상 대식하는 나에게 너무 소박한 상이라서
브라우니와 아메리카노 추가 주문 했으나... 했으나.. 아메리카노만 참 맛있게 마셨다.
뭐라고 해야 할런지는 모르겠는데 20대 초반이 찾을 만한 가벼운 식사 집 정도 되는 것 같다.
그닥 고풍스러운 분위기도 아닐뿐더러 인테리어도 고만고만한 집이라 부러 찾아 갈 정도는 아니다.
이렇게 커피를 두 잔이나 마시고 디저트까지 마쳤으나.... (!!)
마지막까지 놓치지(!) 않고 돌아왔다.
사장님이 우리를 귀찮아 하실까봐 문에 들어서자마자 광속으로 순간이동 -
양심상 라떼는 마시지 않고 콜롬비아 드립으로 마셨는데 마시면서도 나 참 커피 많이 마신다 싶어서 살짝 반성 했다.
이렇게 신나게 먹고 마시고 했는데도 한 3시간 지나니 왜 이렇게 배가 고픈지
우리는 역시 위대하다며 드랑길 남도명가로 가서 이른 저녁식사를 했다.
이 곳 정말 강추다. (서비스는 제외)
재료가 신선해서 그런지 반찬도 군내없이 어찌나 깔끔한지 특히나 호박나물은 최고였다. 적당히 아삭한 식감이 환상
두부김치에 겉절이도 아삭아삭 매콤하니 좋았고, 샐러드도 달지 않은 드레싱에 채소가 싱싱해서 한 그릇 싹 비웠다.
메인으로 주문한 대구찜.
매콤달콤한 양념에 포슬포슬하게 푹 익은 감자 조합은 그야말로 밥 도둑.
오래 팬에 지진 파와 양파들도 단 물이 나와서 뽀독뽀독 달고 맛있어서 비벼놓은 밥에 척척 얹어 야무지게도 먹었다.
오랜만에 다들 칭찬을 입이 닳도록 하며 밥 한 그릇씩 깔끔하게 비웠다.
대체로 한 공기를 모두 비우는 일은 많지 않은 지인도 양념이 아주 맛있다며 싹싹 비벼먹는 모습을 보니
이 곳이 정말 맛있는 집이구나 싶었다. 조미료에도 상당히 까다로운 사람인데 .. ㅎㅎ
식사를 마치고 차 시간이 되어서 콜택시를 불러달라고 했는데, 주인장이랑 얘기가 잘 안되는 바람에 시간이 지체 되었다.
기분이 약간 상했지만 무사히 터미널로가서 서울행 버스 놓치지 않고 잘 타고 돌아왔으니 다행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대구는 갈 때마다 마음이 참 편하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것도 있지만 이유없이 끌리는 것이 참 신기하다.
또 가게 되는 날엔 첫 식사로 남도명가를 갔다가 커피집으로 가야 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10월쯤 가게 되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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