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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한국 14' 15'

화려한 휴가






야근의 연속 

내 마음대로 굴러가는 프로젝트가 단 하나도 없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있던 주 였다. 





대구행은 

3월 중순 쯤 결정된 여행이었는데 

친한 사람들이지만 여기저기 떨어져 있는 탓에 자주 보지 못해, 대구에서 모이기로 아예 날을 박아 버렸더랬다. 

(내가 막무가내로 우겼다는 건 자랑;) 

아무래도 이렇게 마음먹고 지인들과 놀아보자! 하는 만남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은 사람을 참 들뜨게 한다. 

많이 기다리고 있었다. 다들 오래 못봐서 그런지 .. 









개인적으로 KTX는 회사 출장이 없으면 타지 않는 편이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되도록 고속터미널로 가는 것을 좋아한다. 

북적북적한 모습도 좋고, 

평소에는 그리 길게 버스를 탈 일이 없어서 그런지 느긋하게 궁둥이를 붙이고 있는 시간도 참 좋다. 

막 설레기도 하고 


수요일도 격무에 치이다 목요일 아침 이른시간에 고속터미널에서 지인과 함께 대구로 출발 



첫째날은 사진을 찍을 잠깐 사이도 없이 지나가버렸다. 

11시쯤 대구에 떨어져서 친구 집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

노닥노닥 얘기를 하다 마트에서 짐 한 꾸러미 봐가지고 좋은 고기에 좋은 와인,맥주을 진탕 마시고 먹고 했다. 



다음 날 아침에 귀신같은 몰골들로 누워서 

어제의 시간을 돌이켜보니 다들 눈깜짝 할 사이가 이래서 생겼나보다 ... 하고 웃고 그랬다. 

어쩜 다들 이렇게 수다가 많은지 







그래서 

사진은 정신이 조금 난 다음 날부터 

해장도 할겸해서 친구가 안내한 복 집. 



+

친구 얼굴 보려고 일년에 2번은 꼭 가게 되어서 여기저기 팬시한 맛집을 찾아다니기 보다는 

근처 조용한 집, 편하게 얼굴 보면서 얘기 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는 곳으로 다니게 된다. 

이런 집들도 다 - 친구가 열심히 블로깅도 해보고 다녀보고해서 알게 되었으니 친구의 노고가 참 크긴하다. 






이름은 잘 기억이.. 안나지만 

복 튀김이 정말 맛있었다. 부들부들한 식감에 바삭한 튀김이 씌워져 있으니 그야말로 꿀 맛 

탕수육도 파삭하니 아쉬운 감이 없지 않지만 맛있었다. 


전 날 과음했던터라 복국을 기대했는데 

시원한 맛은 별로 없어서 .. 





상큼한 미나리 :*

코스 시작 전 

상큼한 드레싱에 생 연근을 버무린 찬이 나왔는데, 식 전 음식으로 아주 그만이었다. 




제일 맛있게 먹었던 복 튀김. 





소를 복으로 채운 

복만두도 있었다. (우리는 코스를 주문해 조금조금 거의 다 맛 볼 수 있었다.)






코스는 인당 2만원 이었고 

탕수육은 2만 5천원 정도 였으니 

복 요리 가게 치고는 크게 비싼 가격은 아니었다. 


그래도 역시 

내 입맛에는 금수복국 집이 제일 좋은 것 같지만 .. 






코스 마무으리에는 

역시 밥이다. 


밥 없이는 못 살겠다는 말을 

내가 할 줄이야... 


하.. 








대구에 가기 전 가장 걱정했던 부분이 날씨였다. 

여름에 대구에 자주 가다보니 악명높은 대구날씨 를 익히 알고 있어 , 이번에도 죽었구나 했는데 

첫 날 집에 있다가 택시만 타고 돌아다녀 그런지 날씨가 너무 만만한거다?!?!

그래서 둘 째날도 오만방자하게 나갔다가 투어에서 된통 당했다. 






친구도 처음 알게되었다는 투어.

대구 곳곳에 조성된 거리를 인솔자가 역사와 이야기거리를 풀어내면 2시간 동안 함께하는 프로그램이다.  

11시와 2시가 있고 여러가지 종류의 길이 있었는데 친구 말로는 가장 유명한 투어를 예약했다고 하더라 - 


우리는 아침도 먹고 느긋하게 나와서 2시에 참여 했는데 

이제부터의 날씨를 고려 하더라도 11시에 하는게 백 번 나을 것 같다. 

뜨거운 해를 감당하기엔 투어가 막 , 미친듯이 , 죽을듯이 재미있진 않다. 




그럼에도 꼭 해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윗줄을 날씨 때문인 걸로..;)

소담스럽게 길 조성이 잘되어있고 사진 찍을 만한 공간도 잘 되어있어서 

친구, 연인끼리 가기 정말 좋다. 

해설자도 상당히 친절하고 적극적으로 리드하셔서 편하기도 하고 ..







투어 집결지 가는 길에 찍은 두장이다. 

기차역 3/4로 들어가야 나올 것 같은 비현실적인 공간이 갑자기 쑥 - 하고 나온다. 







집결지에 있던 석류나무 였는데 

아주 빨간 원초적 색깔이 예뻣다. 

인공적이지 않은 천연의 색은 어딘가 모르게 투명하다. 






이렇게 거리마다 

이정표도 되어있고





경주처럼

스템프 찍기 좋아하는 우리들을 위해 귀여운 도장도 마련되어 있었다. 





전체적인 모습을 이렇다. 








유관순 열사의 모습도 찍어볼 수 있다. 

(상당히 귀여운 스템프니 꼭! 찍어 보시길!)






투어 중 찍은 모습인데, 

고거 몇 계단 올라왔다가 혀를 쭉 빼고 있다가 찍어보니 참 예쁘더라. 







요렇게 예쁜 성당의 모습도 빼꼼하게 보이고









다 좋았는데... 

(더위만 빼면)

난 도저히 더위를 견디기 힘들어 

(해만 빼면 다 좋았다)

친구들을 졸라 무리를 이탈해 커피숍으로 이동했다. 

(해설사님 죄송해요....)












이 근처에 커피명가도 있고 

상당히 많은 커피가게들이 있다. 

취향에 맞게 들어가면 될 것 같은데, 대구는 워낙 커피 명가가 유명하니 경험삼아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와 친구들을 커피명가를 이미 몇 차례 가보아서 다른 곳으로 가봤다. 






생긴지 얼마 안된 것 같은 외관. 

노란 문을 찍어 소셜네트워크에 올리면 천원 할인해 주는 이벤트를 하고 있었지만 귀찮으니 그냥 주문. 


주문받는 남학생이 

아직 초행자여서 그런지 (내가 무서웠는지 손을 파들파들 떨고 땀까지 흘리면서)

할인 이벤트를 설명하고 주문을 몇 번이고 다시 받았는데 (더워서겠지..)

그냥 안쓰럽고 귀엽더라. 



힘내라 학생 







이름은 모던다방

요즘 80년대를 표방하는 카페는 유행이 지난 것 같지만, 간혹 이렇게 한 번씩 발견하게 된다. 






예쁜 코스터. 





세 개의 코스터를 모아서 한꺼번에 - 







나는 청포도 에이드를 주문했는데 

역시 청포도주스는 마마스다. 

그래도 한참 더위와 아웅다웅하고 오고난 후라 시원하게 잘 마셨다. 



모던다방


분위기나 뭐로봐도, 20대 초반 어린 대학생들이 가기 좋은 분위기다. 

좀 가볍고 지나가다 들르기 좋은 카페 같은 느낌 

느긋하게 앉아 2-3잔 커피를 연거푸 먹기엔 서빙하는 학생도 자리도 상당히 어색한 느낌이 있다. 


아직 자리를 제대로 못 잡아서 그런 것 같지만 

두 번 가볼만한 집은 아니었다. 







국토대장정이라도 한 것마냥 체력이 고갈되어서 

얼음이랑 필요한 부식 이것저것 사서 다시 귀가하곤 

치킨에 뭐에 잔뜩 주문해 가는 2번째 밤을 아쉬워 하며 불살랐다. 








얼굴보며 얘기만 해도 

하루가 짧은 사람들이 있다는 건 

큰 축복이고 행복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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