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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대만 14'

[08.09.2014] 시간 여행자



아무거나 다 잘 먹게 생겼지만 의외로 향신료에 약한 내가 동남아시아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은 한정적.

대체로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웨스턴은 대체로 맛이 평이해서 친구가 많이 챙겨줬다. 


친구도 자주 먹는 다는 미미 패스트푸드 가격이 심각하게 착해서 놀람. 

주문 즉시 만들고 주방도 청결한 편이라서 자주 찾게된다는 친구의 말

우리가 주문한 아침겸 점심 메뉴를 기다리는 중이다.

내가 주문한 밀크티 가격은 25원... 이렇게 착할 수가 ..!

친구랑 동행은 샌드위치도 주문해 먹었는데 재료도 신선해서 맛있게 먹었다고 했다. 

아침에 커피를 그만 마시라고 귀에 딱지가 앉게 잔소리하는 친구옆에서 밀크티만 마시고 있으니 또 날아오는 잔소리 .. 

잔소리를 견디며 열심히 차를 달려 다시 찾게 된 지우펀 .. 

너무나 다시 오고 싶었다. 

5년 전 찾았던 지우펀은 비오는 날이었다. 

그땐 비가 무척이나 많이와서 우비와 우산을 챙겨 지우펀 여기저기를 누비며 하하호호 했었더랬다. 

그때도 먹었던 같은 집의 떡빙수 

구불구불 빙수집 맨 꼭대기로 올라가서 땀 흘리며 빙수를 맛있게 한 그릇 비웠다. 

이렇게 눈 호강을하며 먹는 빙수가 맛 없기 힘들다. 

덥고 습했지만 이런 풍경을 보니 마음이 사르르 - 



한참 얘기 나누며 여기저기를 둘러보다 예전에 우리가 들렀던 그 찻 집을 다시 가보았다. 

가지런히 놓여있는 티 팟

우리도 밖이 보이는 자리에 앉아서 차를 주문했다. 

예전에는 지하에서 마셨기 때문에 오늘은 지상에서 마셔 보기로 . 

차를 마시기 전 내어준 건데 이름이 도무지 기억나지 않는다. 

귀여운 크루가 차 마시는 법을 열심히 설명해 주셨는데 영어가 아니라 친구가 알아서 다 해줬다. 

다기들이 다 정말 예뻐서 사오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절대 제대로 쓸 수 없다는 걸 알기에 욕심을 내려놨다. 

녹차와 비슷한 종류의 차라고 했는데 떫은 맛이 적고 눅눅한 맛 없이 상큼한 편. 

지우펀 골목에 있는 이 티 샵. 

내가 이번에도 다녀왔으니 최소 5년은 되었다는 이야기고 친구가 이 집을 추천했으니 

아마 7년 이상은 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거겠지 - 다음에 또 보자 

남은 차는 이렇게 백으로 만들어서 준다. 

차 값은 1,500원이 나왔으니 한화로 6만원 가량이라 티 샵으로는 가격대가 있는 편.  


티를 아주 많이 마시고 나왔으니 지우펀을 더 돌아보기로 했다. 

티 샵 뒤로 나있는 골목으로 오니 이런 표지판이 있었고 그 주위로는 사람들이 사는 공간이 있었다. 

지나치다 찍은 어느 집의 옥상 정원 

열심히 돌아다니며 지우펀을 둘러보다 해질녘까지의 시간이 여유가 있어서 다른 곳으로 이동해 보기로 했다.


공용 주차장에서 차를 가져와서 달리는 길에 찍은 지우펀 

사람이 많아 힘들긴 했지만 이렇게 탁 트인 공간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있으니 행복했다. 


사실 아침 계획으로는 지우펀에 있는 등집에서 소원 등을 만들어 날릴 생각이었으나 

사람도 무척이나 많았고 시간이 좀 애매하게 되어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다보니 제대로 식사를 챙기질 못했다. 

그러다 만난 휴게소에서 내가 챙겨먹은 감자튀김 2종류. 

다른 건 용기가 없어서 도전해 보지 못했고, 감자튀김 귀신인 내가 찾은 롯데리아. 

미국 인앤아웃 감자튀김보다 5배는 더 맛있다며 동행과 호들갑을 떨며 먹었는데 진심으로 정말 맛있었다. 

더 먹고 싶었는데 친구의 잔소리가 무서워 사진에 있는 두 봉지만 먹었다. 

대만 블로그에 필수 아이템이라는 커피. 딱히 찾아 먹을 맛 절대 아니니 일부러 사먹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찍었다. 







휴게소에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일란이라는 지역으로 차를 옮겼다. 

나의 친구가 가장 좋아하는 곳으로 친구 부모님의 고향이고, 앞으로 은퇴 후 이 곳에 집을 지을 예정이라고 했다. 

실제로 내가 대만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이 되어버린 일란. 

이 곳은 옛 거리의 풍경을 그대로 재현한 곳으로 특별히 관광객을 상대로 한 곳은 아닌 듯 싶었다. 

현지인들은 타켓으로 삼은 것 같았는데, 역시나 친구 말로도 현지인들이 더 좋아하는 곳이라고 했다. 

우리가 찾았던 시각이 5시 이후여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사람도 많이 없었거니와 한적한 길이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었다. 

영화 속에나 나올법한 정갈함도 있었고 


일란에서 유명하다는 파 에그롤 (친구의 강력 추천)

시식해보니 파 향이 진해서 맥주 안주로 그만 일 것 같아 샀다. 

저녁에 맥주와 함께 먹을 생각에 행복해 했지만 이 과자를 다 먹지 못하고 친구 집에 두고 와버렸다. 

이 과자도 먹어보니 바삭바삭한 맥주안주로 좋을 것 같아 함께 - 

얇은 과자 두겹 사이에 잼이나, 시럽 등을 발라서 겹쳐 놓은 것인데 부담 없이 먹을 수 있고 가격도 아주 저렴한 편. 

치즈 맛이 최고...b 제대로 맥주 안주 용이다. 


일본 느낌이 강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지만 , 조경이나 도보로가 강릉과 비슷해서 마음이 더 편안했다. 

내가 좋다라는 말을 이곳에서 가장 많이 했었던 걸 친구가 깨닫고 자기도 이 곳이 대만 내에서 가장 좋다고 하며 공감해주었다. 

몇 번 말해도 지치지 않을 만큼 정갈하고 평화로웠던 일란의 공원. 


상점들이 나 있는 길 끝에 이렇게 예쁜 꽃 들이 활짝 펴 있었다. 

이제 해가 서서히 저물어 가고..

조용한 산책로를 따라 친구들과 나란히 걸었다. 

그러다 만난 귀여운 우유회사 광고 


해가 저물어 갈 즈음 뒤를 돌아보니 알록달록 예쁜 색채들이 이런 조합을 만들어 냈다. 

더 어두워진 일란의 모습. 


차를 타며 돌아본 일란은 옛날의 모습이 아주 잘 남아 있다는 인상. 

소담스럽고 아주 위용있는 빌딩보다는 눈 높이의 집과 각자의 멋으로 지어낸 건물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나중에 다시 찾았을 때에는 친구의 부모님 집이 완공되어 있었으면하는 간절한 바람.  



많은 곳을 가보면서도 실제, 다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그 걸 실천에 옮긴다는 건 참으로 힘들다. 

그래도.. 꼭 다시 한 번 일란에 가서 일 주일이고 이 주일이고 살아보고 싶을 정도로 강렬하게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중에 꼭 다시 보자 일란 -  !!


일란에서 다시 올라 오는 길 친구의 추천으로 전통 아이스크림 집에 들러 사이좋게 3스쿱씩 손에 들고 차에 올랐다. 

장시간 운전해서 피곤할 법도 하지만 계속 행복하다고 말해주는 친구덕에 내 마음도 무척 행복.. (입도 행복)

배고픔을 조금 이겨보고자 들린 미스터 브라운 커피집에 잠시 들러 보기로 했는데 

친구가 이건 아주 비밀스러운 장소라며 데이트 할 때에 여자친구들을 데려오는 자신만의 시크릿 플레이스라고 재차 강조 ㅋㅋ 

이 곳이 상당히 높은 위치에다 표지판도 잘 되어 있지 않아 네비를 찍어도 길을 잃고 돌아가는 경우가 부지기 수라고. 


산 길을 구불구불 20분 넘게 올라가고 돌아가고 해서 만나게 된 곳 -

흔들리고 어두워 잘 알아볼 수 없지만 

내 기억 안에는 선명하게 남아있는 이 날 이 곳에서의 야경은 .. 

내가 이제 껏 봐왔던 야경지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고 자신 있게 얘기 할 수 있을만큼 아름답고 고요했다. 


해안으로 따라 예쁘게 늘어선 등과 배 들을 보며 야경의 아름다움게 감탄하다 더 미루면 내가 난폭해 질 것 같다며, 

저녁 식사를 하러 가기로 했다. 


이후에는 정신을 잠시 내려놓고 먹은 탓에 사진도 없다.

마라훠궈 집인데 요즘 대만사람들 사이에서도 괜찮은 집으로 꼽힌다고 한다. 한국 사람들에게도 그런 것 같지만.. 

웨이팅하는 시간동안 많은 한국사람들이 다녀가는 것을 보았는데 대기시간을  2시간으로 얘기해서 돌아가는 사람이 상당 수. 


우리는 굳건히 기다려 식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메뉴는 개인당 3만원 정도 했던 것 같은데.. 메뉴도 알차고 내 입맛에도 맞는 것들이 많아 친구가 또 오자고 했었다. 

다른 가야 할 곳들이 많아 다시 들르지는 못했지만 다음 번 대만 여행에서는 최소 2회 가는 걸로 ~ 




하루하루가 이렇게 좋아도 되나싶게 좋아서 , 모두 기억해 두고 싶은데 벌써부터 흐려지는 기억이 야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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