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많이 다녀본 편이지만, 그동안 미국에는 가보지 못했었다.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었고 -
처음 유럽을 시작해 아프리카를 돌며 만났던 많은 미국인들의 인상이 부정적인 인상으로 남았던 탓도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별 것 아닌데 그땐 유난스럽게 그랬다.
무튼, 애초에 계획은 뉴욕이었으나 극 '성수기'인 탓에 뉴욕행 비행기 티켓을 구할 확률이 극악이라 서부로 눈을 돌렸고
이래저래 움직이기 좋은 라스베가스가 당첨.
비행기 타는 것을 워낙 좋아해 10시간 이상도 행복해서, 사뿐하게 미국에 도착했다.
언제 들어서도 살짝 떨리는 심사대에선 - 전형적인 미국인 아저씨의 농담도 경쾌하고 즐거웠다.
그냥 다 좋았다.
정신없이 바쁘게 일에 치이다 비행기 타니 드디어 '떠난다'는 것에 기뻣고
비행기 안에서 예쁜 승무원들의 호사스러운 대접을 받을 수 있어서 행복했으며
마음껏 맥주를 마셔도 누구하나 타박하지 않아서 신났었다.
마냥 신났으니 좋지도 않은 아이폰4로 엄청찍어댔던 출입구 -
여행이 늘 그렇듯
즐거울 때 분위기 깨는 사람이 어김없이 등장 -
1. 공항에서 예약해놓은 숙소까지 가려고 셔틀을 알아보니 가격이 조금씩 달라서
알아본 것보다 조금 더 치루고 셔틀을 타게 되었고
(사실 이건 뭐 아무것도 아니다. 가격 다른건 비일비재 한 일이라..)
2. 셔틀 운전수가 상당히 불친절했다.
탈 때부터도 약간.. 이상은 했는데 숙소는 거의 2시간만에 도착해서 그 시간동안 어디 잡혀 가는 것이 아닌가 패닉에 빠져있었다.
(우리가 알아본 바로는 밀리지 않으면 30분이라고 알고 있었고 구글링도 그랬었다.)
시내에 승객들을 모두 내려주고 다시 빙 - 둘러 외곽 나왔을 때 남은 사람은 나와 친구 뿐이어서, 상당히 긴장했었다.
(사실 공항에서 운전수가, 팁을 안주면 짐을 내려줄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놓아 그 때부터 난 좀 삐뚤어져 있기도 했다.)
여차저차 숙소에 도착
그래도 무사히 당도했으니 아저씨께 잇몸미소와 넉넉한 팁으로 화답해 드렸다.
++
3. 아무래도 미국 팁 문화도 그렇고 공연이나 다른 곳에 예산이 많이 잡혀 있는 터라
숙소를 타잇하게 잡았는데, 나쁘지 않았지만 다음번에 다시 가면 시내에 위치한 호텔에 반드시 비딩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라스베가스가 워낙 밤 문화가 발달해 새벽까지 돌아다녀도 무리가 없었는데
거리가 좀 있어서 오고가는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잡아 먹혀 그 점이 약간 아쉬웠다.
그래도 걷는 걸 워낙 좋아해서 친구랑 난 그정도 쯤은 긍정적으로 생각이 되더라 - ( 그 당시에는)
4. 금요일에 라스베가스는 상당히 비싸다. 비딩 자체 비용도 평일이랑 상당히 달라서 머무르게 된다면 무조건 평일이 낫다.
라스베가스에서 10일 내내 머무르는 계획이 아니라 서부 자체를 도는 일정이라면 엘에이를 베이스 캠프로해서 당일치기 여행도
괜찮겠더라. 엘에이에는 비교적 저렴한 방들이 많기 때문에 주말은 그곳에서 보내고 라스베가스로 와도 나쁘지 않고.
++
서커스 서커스 호텔
금연 방을 달라고 했는데 - 가격이 저렴한 탓에 요구가 충분히 반영이 안 될 수 있으니 그런점은 예약할 때 감안해야 할 것 같다.
이 모텔이 규모가 상당했는데, 본관/별관1-5 정도 됨에도 불구하고 당일 Full이었다고 했다.
짐 후다닥 내려놓고 밖으로 나와서 걸었다 계속
한 30분쯤 걸으니 시내가 나오고 -
스타벅스도 발견 :^"
한국에 없는 메뉴를 골라서 마셔봤는데, 제법 맛있었다.
미국스러운 디저트 크기와 모양새.
그런데 맛이 기억이 안나는걸 보니 별로 특징 없었나보다.
정 - 말 먹음직하게 생겨서 홀린듯이 샀었던 기억은 나는데 맛이...
영화보면 가끔 , 주인공이 커피 마시면서 큰 초코칩 쿠키를 와작 깨물면
살짝 녹은 초콜릿이 비치는 그 장면!이 떠올라서 시켰었는데 ..
왜 맛 기억이 22...
라떼 종류 였는데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맛있어서 친구에게 권유한 기억은 난다.
친구는 거의 아메리카노만 먹는 아메리카노 마니아였는데,
내가 마시는 라떼 종류 한 번 마셔보더니 그 다음날부터 스타벅스 메뉴를 하나씩 다 먹어보고는 정복의지를 불태웠었다.
커피 마시고 나오는 바로 앞 스퀘어 , 잔망스러운 로보캅의 귀여운 브이
사진이 좀 투박해서 보이지 않지만 저 분 상당히 깜찍한 몸선으로 서 계셨다.
멀지 않은 곳까지 시내구경 살짝 하고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맥주와 안주 사가지고 왔다.
내가 많이 좋아하는 블루문
향긋하고 약간 묵직한 맛이 있다.
사진으로는 잘 안 보이지만 한국에서 파는 용량보다 2배정도 크더라 -
신나게 두 병 사가지고 와서 마셨는데 .. 역시나 맛있었다.
한번에 쭉 마셔버리는 가벼운 느낌은 아니지만
계속 손이가는 부드러움이 있다. 과일에도 굉장히 잘 어울리고
적당히 맥주만 먹고 잤으면 참 깔끔한 얘기가 되었겠지만
선 맥주 후 라면의 관성을 이기지 못하고..그만 ..
여행 중이니까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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